세계 곳곳을 누비고 돌아온 청년이 있습니다. 호주의 작업 현장에서 몸으로 일을 배우고, 국적도 언어도 다른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며 지낸 시간. 그 경험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형과 함께 한돌리빙을 키우고 있습니다. 상품 기획부터 컨테이너 하역, 창고관리, 포장, 발송처리, CS, 제품의 촬영 및 광고영상 제작까지 — 화려하지 않지만 빠짐없이, 묵묵하게. 한관우는 오늘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돌리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관우] 안녕하세요. 한돌리빙에서 일하고 있는 한관우입니다. 저희 한돌리빙은 형 한준우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소형가전 전문 쇼핑몰입니다. 에어프라이어, 슬로우쿠커, 계란찜기 같은 주방 소형가전을 주로 다루고 있고요. 상품 개발부터 고객 발송 그리고 CS 및 마케팅까지 저희 둘이서 대부분의 일을 직접 챙기고 있어요.
한돌리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관우] 저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머무르고 있었어요. 호주에 더 머무를지 생각의 중턱에 있던 와중에, 직장인이었던 형의 부업인 한돌리빙이 혼자 감당하기 힘든 규모로 커져서, 형의 스카웃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체득한 지식과 기술로 사무일과 현장일에 금방 적응해서 이 일의 한 축이 되었어요.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한관우] 한돌리빙의 제품이 고객 손에 닿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과정이 있어요. 시작은 기획이에요.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시장에 없는 게 뭔지를 먼저 찾아내는 거죠. 요즘 소비자들이 뭘 불편해하는지, 어떤 기능을 원하는지를 계속 들여다봐야 해요. 저희가 주로 다루는 소형 주방가전은 생활과 밀접하다 보니, 실제로 써보지 않으면 모르는 디테일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기획 단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써요.
기획이 어느 정도 잡히면 중국 공장과 협업을 시작해요. 직접 공장 담당자와 미팅하고 소통하면서 우리가 찾던 제품을 선정하고, 일정량의 샘플을 요청해 판매 준비를 시작해요. 상표등록, KC인증, 식약처 인증, 포워딩업체 선정, 통관서류 작성, 광고전략 선정 등 복잡하다면 복잡할 수 있는 일련의 장기적인 과정을 거쳐서 제품 판매를 시작하게 되죠.
중국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한관우] 처음에는 정말 많이 부딪혔어요. 언어도 그렇고, 문화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요. 한국에서는 당연한 납기나 품질 기준이 저쪽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다른 샘플이 오면 다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도 하죠.
근데 계속 하다 보니까 요령이 생겨요. 어떻게 전달해야 원하는 대로 나오는지, 어떤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줘야 하는지를 알게 되더라고요. 관계가 쌓이면서 소통도 훨씬 수월해졌고요. 지금은 공장 담당자와 신뢰가 생겨서, 급하게 요청할 때도 최대한 맞춰주려고 하는 걸 느껴요.


[컨테이너에서 고객 문 앞까지]
제품이 확정되고 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제품이 확정되면 생산에 들어가고, 완성된 물건은 컨테이너로 한국에 들어와요. 컨테이너가 도착하는 날은 솔직히 항상 긴장돼요. 샘플로는 괜찮았는데 대량 생산에서 품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간혹 있거든요. 박스를 열어보는 순간까지는 항상 조마조마해요.
하역은 저희가 직접 해요. 컨테이너에서 박스를 꺼내 창고에 적재하는 것까지 다요. 무거운 제품들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든 날도 있지만, 제가 하역에 동참해야 제품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적 요소로 인한 불량률을 낮출 수 있고, 품질 및 재고 파악도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창고 적재부터 고객 발송까지도 직접 하시는 건가요?
네, 포장하고 발송하는 것까지 저희가 직접 챙겨요.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을 꺼내서 포장하고, 운송장을 붙여서 배송 나가는 것까지요. 규모가 커지면 이 부분을 외주로 돌리는 경우도 많은데, 저희는 아직 직접 하고 있어요. 이걸 굳이 직접 하는 이유가 있어요. 포장하면서 제품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제품이 어떤 패턴으로 팔리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숫자로 보는 것과 손으로 직접 박스를 싸는 것은 달라요. 고객이 이 박스를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일지를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 감각이 다음 기획에 영향을 줘요. 고객 관리도 마찬가지예요. 문의가 오면 빠르게 답하고, 불만이 생기면 직접 해결해요. 불편하다는 연락이 오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게 저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피드백이기도 하거든요. 외면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만, 그걸 제대로 듣는 게 결국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컨테이너를 직접 하역하는 건 힘들지 않으신가요?
전혀 힘들지 않다는 말은 거짓말일 거예요. 하지만 끝이 안 보이는 호주의 농장에서 오래 일해온 경험 덕분인지, 웬만한 수량의 반복적인 작업은 많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묵묵히, 나의 페이스에 맞춰 일하다 보면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어느새 저는 컨테이너의 끝자락에 와 있답니다.


그래도 힘든 일임에도 직접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항상 제 자신을 단련하게 돼요. '잠깐 쉬고 싶다, 멈추고 싶다'라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계속 견디고 하역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제 자신이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찜통 같은 컨테이너 속에서 일하며 이마에 흐르는 땀이 두 볼에 흐를 때도, 나는 살아있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찜통 같은 컨테이너 안에서의 반복 작업. 그날 한관우 팀장이 입고 있던 건 아트윈의 TL-02였다. 소매에 적용된 냉감·UV차단 기능성 원단은 여름철 땀을 빠르게 증발시키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악취를 억제하는 데오도란트 테이프와 신축성 좋은 스판 소매는, 온종일 몸을 쓰는 현장에서 옷이 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돕는다. 화려함보다 빠짐없음을 택하는 그의 일하는 방식과, 그 옷은 어딘가 닮아 있었다.
작업을 마치고 창고가 정리됐을 때 기분은 어떤가요?
솔직히 그때가 제일 뿌듯해요. 텅 빈 컨테이너를 보고, 정리된 창고를 봤을 때요. 힘들긴 했지만 이 물건들이 곧 고객한테 간다는 게 실감 나거든요. 기획할 때부터 이 박스를 직접 손으로 옮기기까지 전 과정을 다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주문이 들어와서 포장할 때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냥 박스 하나가 아니라 제가 아는 물건이니까요.

[호주에서 배운 것]
호주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셨나요?
워홀로 갔는데,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농장 일도 해보고, 공장에서 일한 적도 있고, 카페에서 일한 적도 있었죠. 한 곳에 오래 머물기보다는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일했어요. 덕분에 정말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같이 일하면서 친해진 친구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 있어요. 언어가 달라도, 나라가 달라도, 일을 같이 하면 통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게 저한테는 큰 경험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지금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기도 했나요?
많이요. 호주에서 워홀러는 모든 게 주체적인 행동과 용기로 시작돼요. 처음 호주행 비행기에서 '물 한 잔만 주세요'라는 영어 한 마디 못했던 제가 많은 외국인 친구가 생기고 외국인 사장 밑에서 일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상황 속에서든 내가 부딪혀야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기 때문이에요. 주체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했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렸기에, 다양한 일들 속에서도 항상 믿음직하고 당당한 제 자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습관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이 일을 부딪혀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오늘을 쌓는 방식]
한돌리빙이 앞으로 어떻게 되길 바라시나요?
지금은 형이랑 둘이서 하고 있는데, 빠르게 키우려고 욕심내기보다는 제품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서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쇼핑몰로 만들고 싶어요. 저도 아직 이 일을 통해 배우는 게 많고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온전히 제 아이디어와 노력이 들어간 브랜드나 사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지금은 그걸 위한 토대를 쌓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들이 많은 시대에, 천천히 가겠다는 게 두렵지는 않으세요?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주변을 보면 빠르게 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음식을 생각해보면, 센 불로 빨리 끓이면 겉만 익고 속은 안 익어요. 낮은 온도에서 오래 조리해야 본연의 맛이 나오잖아요. 일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느린 것처럼 보여도 이 과정들이 쌓이면 결국 그게 브랜드가 되는 거니까요. 천천히 가는 걸 두려워할 게 아니라, 멈추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관우 팀장님께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제일 큰 것 같아요. 호주에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일할 때 느꼈는데, 결국 어디서든 끝까지 남는 사람은 자기 페이스를 아는 사람이더라고요. 멀리 돌아왔지만, 그래서 지금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분명히 알아요. 일은 저한테 그 방향을 확인시켜주는 거예요.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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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에 함께한 제품
WORDS & PHOTOGRAPHY BY WOO JIN JANG
PRODUCED BY FIFTY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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